쿠마리 사원 옆 덜발 광장을 누비는 아름다운 네팔 여인
쿠마리 사원
쿠마리 등장시엔 사진 금지, 모두들 숨죽여 어린 쿠마리 여신을 기다린다. 관습이나 아동학대 논란도 있다고 한다.
목조사원, 힌두교의 처녀인 쿠마리의 화신으로 숭배되는 소녀가 살고 있는 곳. 위 중앙문으로 잠시 얼굴을 보이다가 사라졌다.
쿠마리(Kumari)란 산스크리트어에서 ‘처녀’를 뜻하는 ‘카우마르야(Kaumarya)’에서 비롯된 말로 ‘처녀신’을 뜻한다. 네팔에서 티베트불교의 바즈라 데비(Vajradevi) 여신이나 힌두교의 두르가(Durga) 여신의 살아 있는 화신으로 숭배되는 존재로 쿠마리 자데비(Kumari Devi)라고도 한다. 보통 초경 전의 어린 소녀가 초경을 할 때까지 역할을 맡는다.
네팔의 쿠마리는 왕실쿠마리(Royal Kumari)와 각 지역에 존재하는 지방쿠마리(Local Kumari)로 나뉜다. 카트만두의 쿠마리사원(Kumari Ghar)에 거주하는 왕실쿠마리는 왕실의 수호신이자 국가의 운명을 알려주는 예언자로 숭배된다. 지방쿠마리는 바크타푸르(Bhaktapur)와 파탄(Patan) 등의 지역에 존재하는데, 지역마다 선출방법이나 신앙의 형태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네팔의 처녀신 숭배 역사는 기원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쿠마리 숭배의 전통은 13세기에서 18세기 중엽까지 이 지역을 통치했던 말라 왕조(Malla Dynasty)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 왕조의 마지막 왕인 자야 프라카시 말라(Jaya Prakash Malla, ?~1768)와 연관시키고 있다. 전설마다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지만 핵심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자야 프라카시 말라 왕이 두르가 여신의 화신인 탈레주(Taleju) 여신과 가깝게 지냈으나 금기를 어기는 바람에 여신이 떠났다. 여신은 떠나기 전, 나라가 다시 자신의 보호를 받기 원한다면 자신의 화신인 어린 소녀를 찾아 숭배하라고 명했고, 이때부터 쿠마리 숭배의 전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쿠마리는 초경 이전의 3~6세 소녀들 가운데에서 엄격한 기준에 맞추어 선발되는데, 카투만두 인근에 거주하는 네와리 족(Newari) 가운데 석가모니와 같은 샤캬 족(Shakya) 출신이어야 한다. 몸에 상처나 병이 없어야 하며, 태어날 때의 천시(天時)가 나라나 국왕과 상성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32가지 기준에 따라 신체의 아름다움도 판별된다. 몸에 반점이 없어야 하고, 치아도 빠진 것이 없이 가지런해야 한다.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검어야 하고, 몸은 보리수와 같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나열된 물건들 가운데 전대 쿠마리의 물건을 찾게 해서 영적인 능력을 시험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나 돼지, 양, 닭 등의 머리를 잘라 놓아둔 컴컴한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하는데, 무서워서 울거나 소리를 내면 선발에서 탈락한다.
쿠마리로 선발되면 가족과 떨어져 쿠마리사원에서 지내게 된다. 쿠마리는 붉은색 옷만 입으며 얼굴에도 붉게 화장을 한다. 그리고 1년에 몇 차례밖에 사원을 벗어나지 못한다. 살아 있는 여신으로 대우를 받으므로 자신의 발로 땅을 딛지 않으며, 이동을 할 때에는 안겨서 옮겨진다.
쿠마리는 살아 있는 여신으로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는다. 사람들은 쿠마리에게 축복을 받으면 병을 고치고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해마다 9월에 행해지는 인드라 자트라(Indra Jatra) 제의 때에 쿠마리는 가마를 타고 카트만두를 행진하면서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린다.
쿠마리는 예언자로도 여겨진다. 사람들은 쿠마리는 행동이 예언을 나타낸다고 여기는데, 예컨대 쿠마리가 울고불고 하거나 큰 소리로 웃는 것은 심각한 병이나 죽음이 닥친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며, 몸을 떠는 것은 투옥된다는 것을, 공물을 쥐면 재산을 잃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여긴다. 반면 쿠마리가 편안한 상태로 차분히 있으면 안심해도 좋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쿠마리는 초경이 시작되면 자리에서 물러난다. 때로는 유치가 빠지거나 상처를 입어 피가 나는 경우에도 신성함이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새로운 쿠마리를 맞이하는 의식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도록 허용되는데, 퇴임한 쿠마리에게는 매달 일정금액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쿠마리였던 소녀들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쿠마리였던 여자와 결혼하면 남편이 일찍 죽는다는 속설 때문에 결혼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하누만도카 왕궁 모형, 9층탑은 복원 중, 어수선하다. 2015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현재도 그 모습이 보인다.
20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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